2012. 7. 2. 06:00ㆍ깜신이 재밌게 사는법/깜신의 영화 & 책방
심.재.천.
얼마 전 북TV365 채널의 [저자와의 만남]코너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만난 소설가다.
사실, 처음 만난 그날은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의 언행이 자꾸 떠오른다.
그렇다고 그에게 반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의 말 속에 담겨 있던 진심이 이제야 느껴진달까.
툭 던지든 그가 내뱉은 이야기는 이랬다.
“소설을 쓰려면, 소설을 쓰는 게 가장 재미있어야 해요.
그래서, 집에 소설보다 재미있는 건 없어야 하죠.
TV도 없고요. 인터넷 선도 잘라버렸어요. 그냥 죽자사자 글만 써요.”
회사에 다니기 싫어서,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싫어서 글을 쓴다는 심 작가.
안 써지면, 써질 때까지 쓴다는 심 작가.
팬티 한 장 걸치고, 벽에 머리를 박으며 글을 쓴다는 심 작가.
재미있는 것 가득한 이 세상에서 밥벌이가 녹록지 않은 건 누구나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인생을 유유자적하며, 펜을 굴린 것 같은 소설가도 목숨을 걸고 글을 쓰고,
남들은 놀고먹는 줄 아는 교수도 일요일 날 연구실에 나와 논문을 끄적이고 있으니.
덕분에 지난주에 산 그의 책은 딱 미리 보기 페이지 수만큼만 진도가 나간 상태.
그러니 북 리뷰를 쓰는 건 공갈이고.
대신 리뷰 없이 책을 권하는 대범한 꼼수.
야동 마저 끊고 썼다는 ‘나의 토익만점 수기’ 한 번 읽어봅시다.
얼마나 멋진 글을 쓰시느라, 그런 희생을 감내하셨는지.
당연하지만, 그와 나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으며,
그의 책도 당당히 내 돈 주고 구매했고,
내가 일요일 나 연구실까지 와서, 자기 책이나 홍보하는 헛짓을 벌인다는 건
그의 책상에 컴이 없는 관계로 알 수조차 없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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