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8. 06:00ㆍ잡담...그 속의 진심/의사가 본 병원이야기
A형 Rh+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A형 Rh+ 피를 수혈받아도 죽을 수 있다. 이건 사실이다.
혹시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모르니 미리 얘기해두자면,
이번 포스팅은 흥미유발 포스팅이지 의료사고등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 웃자고 하는 얘기에, 죽자고 덤벼드는 일은 없으시길..
오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잘 알진 못하고 있는 피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분은 혈액형이 뭔가?
성격검사 하는 거 아니다. 솔직히 얘기해도 괜춘하다.
A형? 아님 B형?
사람마다 각자의 혈액형이 있을거다. 이 혈액형이라는 거는 자신의 혈액속에 가지고 있는 적혈구의 이름표 내지는 꼬리표(Tag)라고 생각하면 쉽다. 자신의 적혈구에 어떤 꼬리표를 달고 태어났느냐에 따라 혈액형이 정해지는 거다.
하지만, 꼬리표가 하나가 아니다.
"아니!! 예습을 하고 온건가?"
"난 다 알고 있으니, 그럼 자체 휴강을 해도 되나?"
"휴강은 님 자유다. 물론, 학점은 내 자유다. ㅋ "
설마, 똑똑한 초딩, 평범한 중딩, 부족한 고딩도 다 아는 Rh 혈액형 얘기하려고 이 이야기 꺼낸 건 아니다.
사람의 적혈구에는 ABO tag와 Rh tag를 제외하고도 무려 28가지의 꼬리표가 더 달려있다. (물론, 현재까지 발견된 건만..)
똑똑한 우리 독자님들이니, 이제 눈치채신 분들이 상당수 있으리라 본다.
꼬리표가 너무 많아 결국 다 그리지도 못했다 ㅠ.ㅠ
믿어야 천당간다. 다음은 믿음 부족한 분들을 위해 준비한 테이블이다.
Table of blood group systems
(출처:ibgrl.blood.co.uk)
테이블 안에 1번과 4번에 표시해둔 ABO혈액형과 Rh 혈액형이 보이는가?
그렇다. 그 이외 28개의 혈액형 꼬리표가 우리가 모르고 있던 것들이다.
그러니, 30종류의 꼬리표가 모두 같은 사람 찾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좋은 질문이다. 님도 알꺼다. 사람 몸에 다른 피가 들어가면 죽는거. ABO와 Rh 혈액형이 서로 다른 경우는 매우 피터지는 용혈작용이 발생하는 반면, ABO와 Rh 혈액형만 같다면, 나머지 꼬리표들은 약간씩 달라도 그렇게 위험한 경우는 적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는 거다."
하지만, 간혹 문제가 발생할수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혈을 하게되면, 수혈전에 환자피와 헌혈받아온 피를 섞어서 직접 확인해보는 과정을 거친 후 수혈하게 된다. 이 과정을 교차반응검사(Cross matching test)라 한다.
분자구조부터 항원,항체,용혈반응등의 머리복잡한 얘기들을 우유와 섞어 믹서기에 갈아 한입에 들이킨 후, 정리해보았다. 쉽게 쓰려다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을것 같기도 하지만, 뭐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번 기회로 피에 대해 한발짝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
정색하고,
지금까지 글과 그림에 의사 깜신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의학이야기는 흥미로울 순 있어도 막상 깊이 있게 들어가려면 어렵고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온국민 건강을 위해 쓰는 글인데, 너무 어렵기만 하다면 그것도 그릇된 것 같아 제 나름 애를 써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에 도움될 만한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풀어나가려 합니다. 항상 관심가져주시는 많은 독자분들께 감사인사드리며 오늘글을 마무리하려합니다. 이번주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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