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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그 속의 진심

레커차 몰아도 퇴근은 그랜저로 한다는 기사님


제가 아주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잘 나가던 차가 왕복 8차전 도로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서버린 거죠. 정말 기절초풍했습니다. 시동만 꺼진 게 아닙니다. 아예 주의등도 켜지지 않더군요. 저만큼이나 놀란 건 뒤따라오던 차의 운전자분이었습니다. 앞차가 갑자기 서버렸으니 놀랄 수밖에요. 다행스러운 건 두 차 모두 서행 중이었다는 겁니다. 내려서 보니, 정말 깻잎 세 장 반 정도 차이로 사고를 피했더군요. ^^;

서둘러 보험회사에 견인을 부탁했습니다. 다행히 눈 깜짝할 사이에 레커차가 도착했습니다. 제 차를 레커차에 매달고, 저는 레커차 조수석에 올라탔지요. 그리고 기사님과의 두런두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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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이 붙임성이 참 좋으셨습니다. 저도 그리 낯을 가리는 편이 아니다 보니, 금세 사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제 직업을 물으시더군요. 


“정말 큰 일 날 뻔 하셨네요. 무슨 일 하는 분이세요?”

“의사하고 있습니다.”

“에이~ 그럼 좋은 차 좀 타시지, 위험하게 비스토가 뭡니까?”

“비스토가 어때세요. 안전이야 운전하기 나름 아닌가요. 저는 작은 차가 편해서 다음 차도 경차로 바꿀 생각인데요?!”


그때 기사님이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더군요.

“저는 레커차 몰아도 퇴근은 그랜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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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지만,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



본인 월급에 그랜져 몰고 다닌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가끔 있지만, 자신은 절대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으신다는군요. 일종의 차 보험이라는 거지요. 기사님의 직업 특성상 교통사고 현장에 자주 가다 보니, 작은 차는 누가 줘도 탈 생각이 없어지더라는 겁니다. 일단 사고가 나면, 사람보다 먼저 찌그러져 줄 차 앞쪽 보닛하고 뒤쪽 트렁크가 필수라고 하더군요. 작은 차가 사고 나면, 119대원보다 레커 기사님이 할 일이 더 많더라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차 안에 있던 사람은 이미 죽었으니, 차 치우는 게 더 큰 일이 되는 거죠. 그래서 기사님은 중고긴 해도, 그랜저를 가지고 퇴근하신다는군요.   


제 차는 2003년형 비스토입니다. 솔직히 제가 검소하고 근검절약하는 캐릭터라서 작은 차를 모는 건 아니고요. (차 안에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하고 카메라, 낚싯대 값만 합쳐도 비스토 중고 값은 훌쩍 넘으니까요. ^^;) 그저 유독 차에는 욕심이 없는 편이라는 게 정답일 겁니다. 작은 차가 장점도 여러모로 많고요. 



직접 타면서 느끼는 경차의 장점

1. 주차가 정말 편합니다. (작은 차는 후방 센서, 후방 카메라 이런 거 전혀 필요 없습니다. 시야 사각도 거의 없죠. 고개만 쫌 내밀면 차 둘레가 다 보이니까요.)


2. 속도위반 카메라가 겁이 나지 않습니다. (좋은 차를 타보면, 너무 금세 과속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경차는 그럴 일이 없습니다. 대개는 내비게이션의 감속 안내 메시지보다 엔진 소리가 먼저 경고해주니까요. ^^; 요즘 전 아예 내비게이션을 꺼놓고 다닌다는...)


3. 운전 습관이 친절해집니다. (치고 나가야 할 땐, 확실히 치고 나가고, 멈춰야 할 때 또, 확실히 멈춰주는 게 도로 운전의 도 아니겠습니까. 차가 가속력이 약하니까, 아예 양보운전이 습관이 됩니다. 괜히 욕심내다가는 욕먹기 십상이니까요 - -;;)


4. 돈이 적게 듭니다. (이거야 뭐, 다들 아시는 거니까요. 기름값 정말 적게 듭니다. 거의 Empty 상태에서 5만 원짜리 주유상품권으로 기름 넣으며 아직도 몇천 원 돌려줍니다. 톨비도 반값이고요. 주차비도 할인받죠. 세금이며, 보험료 싼 건 이루 말할 것도 없고요.)



요런 재미에 맛 들이면, 큰 차로 옮겨타는 게 정말 쉽지 않죠. 덕분에 평소 친구들이 안전을 생각해서 큰 차 좀 몰라고 하는 이야기는 모두 귓등으로 듣고 흘렸습니다. 그런데 이날 기사님의 이야기는 그렇게 되지가 않네요. 글로 모두 적진 않았지만, 기사님의 현장감 100%, 쌩, 레알 스토리가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았던 모양입니다. 아이들도 커가는 데 정말 큰 차로 바꿔 타야 할까요? 에효~ 당분간 고민 좀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추1. 동부화제 프로미 강추합니다. 대낮에 큰길에서 견인을 부탁하긴 했지만, 정말 5분도 안 돼서 도착하더군요. 기사님도 친절하시고, 안전한 견인까지 모든 게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사님, 쌩유~


추2. 이번 일의 원인은 제너레이터 고장이었습니다. 제가 차는 잘 모르지만, 설명들은 바로는 엔진이 돌아갈 때, 그 힘으로 배터리를 충전시켜주는 장치라는군요. 카센터 사장님이 틀림없이 차가 서기 전에 이상 증상이 있었을 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실은 이상 증상이 있었습니다. 라디오가 나오다말다 하더군요. 그래서 라디오 수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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