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4. 07:00ㆍ잡담...그 속의 진심
깜신은 소녀시대와 연아에게 열광하는 삼촌팬 중 한 사람이다. 아니, 결혼까지해서 애가 둘이니, 작은 아빠팬이라고 해야할까. 어쨌거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가 옆에서 놀자며 보채고 있지만, 솔직히 우리 딸 별이보다도 쵸큼씩 더 이쁘다. 자기 딸이 더 이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아빠님들이라면, 댓글에 욕을 써도 좋다. 하지만 그러기전에 가슴에 두 손 쫙~
소녀시대 배경화면 by 정호씨 |
소녀시대가 처음 데뷔 했을 땐, 제시카에 유난히 마음이 끌렸더랬다. 한번은 보드타러 스키장에 갔었는데, 그 날이 소시가 행사 오는 날이었던 거다. 그 추운 날, 소시 좀 앞에서 보겠다고 줄창 기다리다가 결국 몸이 얼어, 소시 얼굴만 보고 컴백홈한 날도 있으니, 오덕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중증이지 싶다. (물론, 이 사실은 와이프와 딸아이에게는 평생 비밀이닷)
그런 내가 요즘들어 소시들을 보고 있으려면, 걱정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앞으로 이 국민 딸래미들을 얼마나 더 자주 볼 수 있을지 싶어서다. 모든 아이돌들이 그랬듯이, 인기가 식으면 아무리 보고 싶어도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얼굴을 볼 수 없게 된다. 그저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내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소식 끊겼던 과거 스타들의 컴백 모습을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와 저 절묘한 대각선 편집 .. by Pengdo-oing |
그런 면에서 김연아를 바라보는 마음에는 그런 걱정이 적다. 물론, 워낙 잘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녀 인기의 시발점엔 분명 소시들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시들이 인기를 통해 능력을 검증 받는 아이돌 가수라는 시스템 속에 속해 있다면, 김연아는 능력을 통해 인정받은 뒤, 인기를 부여받았다는 점이 바로 그 차이라 하겠다.(물론, 김연아의 능력 중에 전국민을 쓰러뜨리는 미소 또한 포함되겠지만..)
가수란, 결국 그 곡을 듣고 팬들이 환호할 때 다른 가수와 차별화되고 경쟁력이 생기며, 돈이 들어온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사이먼이 아무리 실력 없다고 주접을 떨어도, 그 노래를 듣고 팬들이 환호하면 가수로서의 성공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다. 거꾸로 아무리 좋은 곡을 아무리 잘 불러도 (사이먼이 무릎끊고 눈물을 흘려도) 팬들에게 감흥이 없다면, 사장되고 만다. 그래서 가수들은 팬들의 사랑을 어떤 연예인들보다 소중히 생각한다. 비호감 유명배우는 있을수 있어도 비호감 유명가수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한 아이돌 가수들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에 목을 맨다. 자신들의 현재 위치가 마치 팬들의 거품같은 사랑으로 만들어진 높은 첨탑위에 올라있는 형국이라는 사실을 육감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획사의 이해까지 맞물려 연기에 버라이어티에 MC까지 섭렵하며 인기 주워담기에 여념이 없다. 처음에 그저 노래가 좋아, 춤추는 게 좋아 시작했던 열정은 점차 사라져간다.
김연아 달력 득! 그리고 김.. by 별따는수야 |
하지만, 김연아의 경우는 좀 다른다. 물론, 그녀가 아무리 사랑스럽다고 하더라도, 피겨 스케이팅을 통해 주목받지 못했다면, 우리 동네 편의점의 예쁜 아르바이트생처럼 그저 동네 이쁜이로 밖에 살아갈수 없었을 거다. 그런 점에서 김연아의 스케이팅 실력은 그녀 인기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임에는 일말의 제고할 가치가 없다. 하지만, 김연아에게 인기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뒤 따라온 부상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그녀는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피겨를 하는 게 아니다. 그저 피겨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거다.
인기란 절대 쫒아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현재 소시들에겐 선배 아이돌들의 전처를 밟을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아이돌의 역사로 남을 것이냐는 선택이 남아 있다. 김연아가 스포츠 스타여서만 가능한 일이 절대 아니다. 패티김이 그랬고, 이승철이 그랬듯이, 노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인기가 불안할 때 버라이어티에 출연해 깜짝 고백을 하기보단, 김연아처럼 동계훈련삼아 더 열심히 연습에 집중해야한다. 임재범이 몇 해전 이제야 목 쓰는 법을 좀 알것 같다고, 인터뷰 했던 기억이 난다. 일견에선 기획사에서 만들어낸 아이돌들에게 도대체 무얼 바라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법도 하다. 하지만, 난 소시를 정말 아끼는 팬 중 한 사람이다. 그녀들이 소녀시대에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숙녀를 거쳐 중년이 되어서도 지금시절을 함께 추억하며 그녀들의 노래를 듣길 원한다.
사랑하는 제시카와 서현이를 더 자주 볼 수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작은 아빠팬인 나 또한 가슴 아픈 일이지만, 평생 그녀들을 볼 수 있길 바란다면, 팬들인 우리들도 조금은 양보해야하지 않을까.
덧1. 서현이가 우결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 반, 걱정스러운 마음 반..
덧2. 우리들 삶도 똑같다. 타자적 시각에 사로잡혀 인기를 쫓다보면, 어느 순간 허무해지기 십상이다. 자기 안에서 만족을 찾은 때, 주위 친구들과 가족들의 인정이 뒤따르게 된다. 각자가 좋아하는 직장동료나 친구들을 돌아봐라. 어떤 동료가 멋있어 보이는지. 깔쌈하게 뺀질뺀질한 친군지, 아니면 조용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친군지 말이다.
덧3. 오늘글은 누구보다도 '나' 들으라고 쓴 '내게 쓰는 편지'다. 깜신! 정신차려!!!
덧4. 제시카, 작은 아빠에게 힘 좀 주렴~ --;;
덧5.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피겨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 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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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함께 건강할 그 날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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