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진료실로 들어온 어느 할아버지의 외로운 인생
지난 토요일이었다. 여느 토요일처럼 주말을 앞두고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로 외래가 북적거렸다. 진료가 거의 끝나갈 무렵 대기 환자 명단에 86세의 할아버지 성함이 올라왔다. 초진 환자이기에 평소 건강하게 살아오신 감기 환자인가보다 했다. 잠시 후 점잖게 차려입은 중년 부부와 함께 할아버지가 진료실 안으로 들어오셨다. 일단, 감기 환자는 아닌 듯했다. 한눈에 봐도 교과서에 나오는 우울증 환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같이 온 딸과 사위의 이야기를 빌면, 할아버지는 7년간 지병이 있는 할머니의 병간호를 혼자 하셨다. 자식들은 오지 말라 하시고 혼자 대,소변을 모두 받아내가며, 모든 걸 혼자 감당하셨다고 한다. 2년 전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그 후 2년 동안 모든 방문이며, 창문을 걸어놓고 밤이건 낮이건 불도 ..
201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