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그 속의 진심(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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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프로그래밍 초심자를 위한 조언
요즘 나의 취미는 프로그래밍이다. 시작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으니까, 이제는 좀 취미라 할만한 수준이 된 거 같다. 처음에는 그냥 내 아이폰에 내가 만든 앱 하나 깔아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아이폰용 앱을 만드는 플랫폼은 애플에서 제공하는 Xcode다. 사실, 나는 이거만 깔면 예전에 나모웹에디터로 홈페이지 흉내 내듯 앱도 만들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Xcode로 'Hello world'라도 아이폰 화면에 나오게 하려면, objective C 언어를 배워 코딩이라는 걸 해야 한다. '그래 그까짓 거. 고등학생도 학교 공부하며 앱 만들어 배포하던데, 나라고 못할 건 뭔가.' 이 생각으로 Objective C 책 한 권을 샀다. (바로, 이 책이다. 혹시, Objective C를 처음 공부하려..
2014.11.17 -
5분 진료, 대책은 없다.
#467546157 / gettyimages.com 요즘 나의 진료 예약 스케쥴은 환자 한 명당 5분 간격이다. 오전, 오후 진료 한 타임이 4시간이니까, 5분 간격으로 화장실로 다녀오지 않고 환자를 본다면 4시간에 48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말이 5분이지, 초진 환자의 경우 죽었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나도 5분 안에 진료를 마치기가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재진 환자는 더 짧게 봐야 하는 시스템이다. 대학교수인 내가 신작 영화 '카트'의 감독 인터뷰에서 화장실 갈 틈이 없어 방광염에 걸리는 마트 직원 이야기를 들으며 동료애를 느꼈다면 누가 믿을까.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증상이 복잡한 환자를 진찰하느라, 진료가 20분 가까이 길어지면, 어느새 밖에는 3명 이상의 환자가 대기한다. 마지막 환..
2014.11.15 -
의사는 공공재다?!
이번 주말 심야토론 혹시 보신 분들 계신가요? 내 생각에는 본방 시청자 중 7할은 의사라는 데 한 표. 왜냐? 정작 비의료인들은 의료 정책에 관심이 없으니까. 그런 와중에 신현호 변호사의 한 마디가 페친 의사들 사이에서 화제. 그의 한수 "의사는 공공재다. 나라에서 대준 돈으로 공부해서 의사 된 거 아니냐. 그러니 의사도, 병의원도 공공재다.” 앞에 앉아 있던 윤용선 대한의원협회회장 "저는 정부에서 돈 한 푼 받은 적 없는데요?! 제 돈으로 의대 다니고, 제 돈으로 병원 차렸는데, 무슨 이야깁니까!” 변호사 입에서 저런 이야기가 나올 줄이야. 당연히, 페북 의사들 사이에선 걸쭉한 입담이 이어지고. "그럼, 사법연수원에서 공부한 너는 공공재 아니냐!!’ 그래도 사시 패쑤한 당신이라면, 공공재 이야기는 실수..
2012.06.04 -
전공의 지원, 비인기과 속출! 누구의 책임인가
가까운 후배 녀석들한테 전화가 쇄도한다 싶더니, 지인을 통해 전공의 지원 상담전화까지 걸려오고 전공의 지원 시즌이긴 한 모양인데 결국, 지원서 접수가 마감되고 들려오는 첫 소식은 비인기과에 미달사태가 속출했다는 내용이다. 관련뉴스 http://health.chosun.com/news/dailynews_view.jsp?mn_idx=39239 2008.11.25 - The physician by a.drian 최근 인기과라 하면, 뉴스 내용처럼 정(정신과)재(재활의학과)영(영상의학과)을 꼽는다. 성형외과나 안과가 1위일 거로 생각했다면 당신은 적어도 의사는 아닐 테고. 문제는 어쨌든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비인기과의 지원 미달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 (이비인후과가 비인기과로 거론되지 않은 것에 감..
2011.12.04 -
허위 장애진단을 해달라는 환자들
부제: 김남훈의 원펀치, 허위 장애진단편 단상 최근 KBS2에서 방영 중인 호루라기 두 번째 코너 '김남훈의 원펀치' 지난 주 주제는 허위 장애진단과 관련된 내용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중개인을 통해 모병원에서 장애진단서를 받고 진짜 장애인 대신 여러 혜택을 가로챘다는 고발 내용 아. 부끄럽고 슬프고 심란하다. 부끄러운 이유: 동종 업계에서 일하는 한 사람이니… 슬픈 이유: 오죽 먹고 살기 어려웠으면, 의사가 그런 짓을 다 했을까. 심란한 이유: 누군가는 허위 진단서로 가스차도 사고 교사임용도 성공했고. 이제 이런 편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공연하게 소문이 났으니 당분간 외래에 진단서 해달라는 사람들 줄을 서겠구먼… 실제로 진료를 하다 보면, 허위 진단서를 꿈꾸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나..
2011.11.07 -
적성이란 잘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다.
D-1 Suneung by Jens-Olaf 곧, 수능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모두 자기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겠지. 누군가는 바로 취업을 생각하고 있겠고. 또, 누군가는 대학진학을 염두에 두고 어떤 과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테고. 그때쯤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들이 이렇다. “고민할 게 뭐가 있어. 성적 따라가면 되는데….” - 슬프게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대에 진학하고 싶어도 성적이 돼야 가능한 거고. 의대나 치대를 진학하고 싶어도 성적이 먼저다. 그러니 자기 성적에 맞춰 가능한 범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 고르면 된다는 논리다. 그런데 여기에는 조심해야 할 부비트랩이 있다. 성적은 상한선만을 제시할 뿐 하한선을 정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무슨 이야기냐. 성적이 부족해서 가고..
201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