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6. 12:09ㆍ온 국민 건강프로젝트
사각팬티를 입고 있나? 아니면 삼각?
요즘엔 아저씨들
팬티도 정말 다채로워졌다. 가장 오랜 기간 아저씨들에게 사랑받아온 사각팬티가 있는가 하면, 꽉 끼는 청바지를 입을 때 허벅지 쪽 팬티라인을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삼각팬티도 있고, 최근 들어 패션 트랜드의 바람을 타고 인기몰이 중인 드로즈 팬티도 있다. (가끔
여성용 팬티를 입는 분들도 있다지만, 이분들은 우선 열외다.)
POWER Underwear Postcard by MAX CHERNITSOV |
팬티에 대한 선호도는
아버지의 취향과 어머니의 배려가 3:7의 비율로 섞여서 결정되는 이를테면 가족적 유산의 일부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배려에는 항시 아들의 남성 건강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우리 어머니는 아들, 딸 잘 낳고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버린 (더군다나 정관수술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내게
아직도 “아비야, 이제 그만, 사각팬티를 입는 건 어떠니?” 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건네신다.
여기서 궁금병이
도졌다.
바로 ‘정말, 사각팬티는 남성 건강에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이다.
사각팬티의 남성
건강 유익설은 고환의 온도는 낮아야 한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한다.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면 정자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긴다.[1] 이 정도는 이미 갓 시집온 며느리도 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동물 연구이긴 하지만 관련 연구도
있다. 고환의 온도를 인위적으로 올려주니까, 생식 세포의
자멸 과정(apoptosis)이 가속화되더라는 거다. [2] 당장
우리 아들 녀석부터 기저귀 대신 사각 비닐 봉투로라도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주책스런 생각이 들 즘 더 흥미로운 연구가 눈에 들어왔다.
폴리에스터로 만든
딱 달라붙는 팬티를 12개월간 입히면서 남자들을 관찰해보니,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는 건 사실이지만, 정자의 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더라는 결과다.[3] 또, 사각팬티와 일반 팬티를 비교해보니 고환의 온도에는 차이가
없더라는 연구도 있다.[4]
드로즈를 즐겨
입는 나로서는 진정 다행스러운 결과다. 심지어 뜨거운 물 샤워나 잦은 사우나도 정자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논문도 찾아냈다.[5](이런 연구만 일부러 찾아다닌 건 절대 아니다. 그 사실에 내 전 재산과 오른 손목을 건다. ㅋ)
사람이 동물보다는
확실히 좀 더 업그레이드된 정자 보호 시스템을 갖춘 모양이다. 결론은 고환의 온도 상승이 정자 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사각팬티가 문제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혹시나 건강(?)을 위해 사각팬티의 불편함을 감수해온 아저씨라면
이번 기회에 드로즈나 삼각으로 갈아타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Reference:
1. Kandeel, FR, Swerdloff, RS. Role of temperature in regulation of spermatogenesis and the use of heating as a method for contraception. Fertil Steril 1988; 49:1.
2. Lue, YH, Sinha-Hikim, AP, Im, P, et al. Single heat exposure induces stage-specific germ cell apoptosis in rats: role of intratesticular testosterone on stage specificity. Endocrinology 1999; 140:1709.
3. Wang, C, McDonald, V, Leung, A, et al. Effect of increased scrotal temperature in sperm production in normal men. Fertil Steril 1997; 68:334.
4. Munkelwitz, R, Gilbert, BR. Are boxer shorts really better? A critical analysis of the role of underwear type in male subfertility. J Urol 1998; 160:1329.
5. Oldereid, NB, Rui, H, Purvis, K. Life styles of men in barren couples and their relationship to sperm quality. Int J Fertil 1992; 3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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