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30. 06:00ㆍ온 국민 건강프로젝트
진통제는 대표적인 일반의약품으로 의학용어로는 NSAIDs(라고 쓰고, ‘엔세이드’라 읽는다.)라 불린다. 단어를 풀어보면,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이 되시겠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라는 뜻인데, 스테로이드가 대표적인 소염치료제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게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비마약성(non-opoid) 진통제는 다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과 NSAIDs로 구분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두가 다 아시는 ‘타이레놀’ 제품의 성분명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을 NSAIDs와 구분하는 이유는 이 약은 소염작용(anti-inflammatory effect)은 없고 진통과 해열 효과만 있어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구조식이 기타 NSAIDs와 조금 달라서인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제 진통제 중에서 NSAIDs가 갖는 위치에 대해 감이 잡혔을 거다. 마약도 아니면서 진통 효과가 있고, 스테로이드도 아니면서 소염 효과가 있는 약. NSAIDs는 바로 그런 약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만나는 이부프로펜(ibuprofen)이나 덱시부루펜 등의 모든 진통제가 여기에 속한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NSAIDs는 정말 수가 많다. 일일이 모두 언급하기 어려운 정도. 대략 큰 줄거리만 잡아보면 다음과 같다.
(앞의 이름이 카테고리별 이름이고 괄호 안의 이름이 그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약의 제품명이다.)
WHAT IS THE BEST NSAIDs?
그렇다면, 이중 가장 효과가 좋은 NSAIDs는 어떤 걸까?
제약회사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단언컨대, 자기네 회사 제품이 최고다.’라고 주저 없이 이야기할 테고.
그 이야기를 뒷받침할만한 자료도 몇 달간 모아놓은 신문지만큼 꺼내놓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다 믿을 수는 없고, 얼마 전 믿을만한 학술지에 실린 메타분석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특별나게 특출난 놈은 없더라는 거다.
서로 자기네 약이 더 효과적이라는 논문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반대의 결과들도 많아서 사실상 다른 약에 비해 특별히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는 약은 없었다는 자몽 뒷맛 같은 결과다.
그러면 아무 약이나 먹으면 되겠네?
물론, 그렇다. 평소 위가 약하거나, 특별히 간이나 심장이 약한 분이 아니라면 그냥 아무 약이나 먹으면 된다. 그런데 효과가 재미없었다면? 그때는 쿨하게 그냥 다른 약으로 옮겨타자.
약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비슷하다고 해도, 약에 대한 감수성은 개인별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약에 대한 입맛쯤으로 이해하면 쉽다.
순댓국으로 유명한 식당 열 곳이 있다. 막상 열 집을 모두 다녀보면, 내 입맛에 유난히 잘 맞는 집이 있기 마련이다. 약도 마찬가지다. 효과가 비슷하대도 나에게 유난히 효과가 좋은 약은 따로 있다.
나에게 딱 맞는 NSAIDs를 고르는 요령은 광고나 타인의 경험담이 아닌, 내가 직접 먹고 효과를 비교해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 이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다.
씨앗글
http://link.springer.com/article/10.1007/s00296-011-2263-6/fulltext.html
- Efficacy of NSAIDs compared with placebo for the treatment of OA of the knee [3]. Knee OA studies 2– 13 weeks in length. Adapted by permission from BMJ Publishing Group Limited (Bjordal JM et al. BMJ; 329: 1317, copyright 20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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