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3. 07:00ㆍ온 국민 건강프로젝트
(깜신은 변방의 한 의사입니다. 건강한 분들을 미리 만난다면, 많은 병들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 밤마다 눈 밑에 물파스 발라가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깜신은 애매한 두 가지 선택보다는 의학을 10년 넘게 공부한 제 기준에서 좀 더 나은 한 가지를 권해드리고자 합니다. 약간은 사이비(?)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제 글엔 독자 여러분들을 대신한 저의 고심어린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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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신이다. 아이들 키우다 보면, 정말 별것 아닌 것에도 놀라는 일이 많다. 그중 하나가 단추형 건전지 (일명: 수은 건전지)와 관련된 사고다.
기어다니기 시작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작은 구멍을 발견한다. 손가락을 넣어본다.
큰 구멍을 발견한다. 머리를 넣어본다.
작은 물건을 발견한다. 코에 넣어본다.
큰 물건을 발견한다. 입에 넣어본다.
아이가 있는 집 사람들이라면 공감의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고 있을 거다. ㅋ
남아, 여아 할 것 없이 특히나 코 안에 뭔가를 넣기 좋아한다.
차이라면, 남아는 BB 탄을 여아는 목걸이 구슬을 선호한다는 정도 ^^
이런 정도의 이물이라면, 아이와 엄마, 의사선생님이 생고생 트리아드(Triad, 세 쌍으로 고생을 한다는 뜻)를 경험하는 정도로 마무리가 된다.
문제는 그눔의 단추형 수은 건전지다.
반질반질한 것이 어찌나 아이들을 유혹하는지 모른다. 거의 유아용 루어 수준이다.
(루어란, 베스 등의 육식 어종을 낚기 위해 사용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물고기 모양의 가짜 미끼를 뜻함.)
그런데, 단추형 수은 건전지는 몸에 들어가면 괴력을 발휘한다.
건전지에서 발생하는 전류로 인해 점막이 화상을 입게 된다. 또, 유출되는 알칼리 액으로 인해 접촉면의 액화성 괴사가 생긴다. (괴사란 쉬운 말로, 썩는다는 뜻) (깜신 주 : 단추형 건전지는 대개 알칼리 건전지에 해당한다.)
처음엔 점막부터 괴사하기 시작해서 수 시간 내에 연골까지 괴사시켜 버린다. 그렇게 되면, 비중격 천공 (코를 속에서 양쪽으로 나누는 막에 구멍이 뚫린다는 얘기), 비내 유착 (코 안에 살들이 녹아서 들러붙는다는 무서운 뜻) 등의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한다. 그래서 수은 건전지가 코에 들어간 아이는 이비인후과에서는 응급 질환에 속한다.
이 경우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식도 내에서 전기 화상을 일으키고, 점막 괴사로 인해 식도 천공을 유발하기도 한다. 간혹 뜻하지 않은 슬픈 이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백만 열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은 건전지는 절대 절대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자.
만에 하나, 아이가 코에 넣거나 삼켰다면, 초~응급이다. 어설프게 집에서 제거를 시도하다가 시간만 낭비하기 일쑤다. 매끈하고 둥근 단추형 건전지는 잘못하면 더 깊이 밀어 넣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조건 응급실로 뛰어라.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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