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무서워 택하는 낙태

2010. 3. 29. 06:00온 국민 건강프로젝트

깜신이다. 며칠 전 감기로 외래에 왔던 환자가 있었다. 약을 5일치 처방해드렸는데, 3일 만에 다시 온 거다. 이건 필경 감기 증상이 악화되었다는 복선을 의미한다. 환자가 진료실 컴퓨터 대기 명단에 뜨는 순간 이미 진단이 반쯤은 나온다. 나름 진료방의 예지 신공인데.. 환자분 얼굴을 보는 순간,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걸 알았다. 아파서 힘든 얼굴이 아니라, 걱정으로 고민스러운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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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by bie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감기 증상으로 약을 잘 먹고 있었는데, 생리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 싶어 임신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양성이었다는 거다. 기형아 출산이 걱정된다며, 이를 어쩌면 좋냐고 울먹인다. 심지어는 요즘 낙태 해주는 산부인과 찾기가 어려운 것 같은데, 알아봐줄 순 없냐는 이야기까지 보탠다.

사실, 임신 중 무분별한 약물 복용은 기형아 출산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국민 계몽 차원에서 지나치게 그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젠 지나친 공포심 조작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한번 마음속에 자리 잡은 공포는 여간해서 벗어나기 어려운 까닭이다.




임신 중 약물 복용, 똑 소리 나게 알아보기

임신
5주까지는 특히나 괜춘하다
태아의 기관이 발생하는 시기는 대략 임신 5주 이후부터다. 대개 임신인 줄 모르고 먹게 되는 감기약이나, 다이어트약 들은 대부분 아무 문제없다. 특히나 피임약은 태아의 성기가 만들어지는 임신 9주 이전까지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무조건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신 중 감기로 인한 39도 이상의 고열이 12시간이상 지속되면, 태아의 신경계통 발달에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속상한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감기약을 처방받아 열을 떨어뜨려야 한다. (타이레놀은 태아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대표적 해열진통제다.)

물론, 조심해야 할 약들도 있다 
ACE  억제제 계통의 혈압약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 계열의 항생제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
항암제
여드름 치료제
등을 복용 중이라면, 임신을 계획하기 전에 미리 담당선생님과 상의하는 게 마땅하다.


3월 8일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발표한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대책’ 자료를 보면, 연간 34만 건의 낙태 중 12.6%가 약물 복용으로 인한 걱정이 원인이었단다. 임신 전에는 말을 쉽게 해도,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막상 맞닥뜨렸을 때 무척 당황하게 된다. 그러니까 또 사람이고 말이다. 오늘은 엣지 있는 임신 상식에 대해 알아봤다.


아무리 설득해도 걱정이 가라앉지 않는 듯, 낙태하는 병원을 직접 찾아보겠다며 뒤돌아서 가던 환자가 계속 마음에 걸린다. 요즘 낙태하는 산부인과는 거의 없는 모양이니, 결국 출산할 때까지 불안에 힘들어할 시간이 더 걱정이다.

Baby
Baby by gabi_menashe 저작자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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