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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일
#135956597 / gettyimages.com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일은 무엇일까.남에게 사기를 당했다면, 틀림없이 억울한 일의 상위 순서를 차지할 거다.예를 들어보자. 500만 원 가격의 상품을 내가 고민 끝에 500만 원의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제 돈을 주고 구매했다면, 이 과정에서 억울할 사람은 없다. 단, 다른 사람이 이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동일한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에서 말이다. 자신이 상품을 정가에 구매하고 이 상품의 품질에 만족했더라도, 타인이 동일한 물건을 (이를테면) 300만 원의 가격에 구매했다면, 500만 원에 구매한 사람은 마치 자신이 2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본 듯한 억울한 심정을 경험한다. 이게 바로 상대성 원리다. (아인슈타인이 이것까지 고려..
2014.11.26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Hand Writing by djking 사람들은 내게 바쁜 와중에 뭐하러 글을 쓰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물론, 나도 시간이 남아돌아 글을 쓰는 건 아니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자꾸 쓰게 되는 까닭이 생긴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 글을 쓰면 내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게 된다.예) ‘라면은 몸에 해롭지만, 맛은 있다.’라는 글을 쓰자, 맞장구를 치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이야기를 건넨다. (공명) 2단계 : 내 생각에 자신이 없다가도, 내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만의 생각이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생긴다.예) 라면을 해로운 줄 알면서도 밤마다 먹는 사람이 나 말고도 더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지지) 3단계 : 내 글..
2014.11.22 -
도서정가제 유감
#172087268 / gettyimages.com 동네 서점을 살리자고 시작한 일에 인터넷 서점의 판매고가 올라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YES24, 알라딘, 교보문고를 비롯한 인터넷 도서 판매 사이트들은 간만에 호황이다. 인터넷 서점들은 이번 호기를 놓칠세라, 90%까지 할인 폭을 높이며 남은 재고들을 모두 정리했다. 마진이 높지 않은 도서의 특성상 정가의 10%에 판매하면 무엇이 남을까 싶겠지만, 이게 바로 ‘떨이의 경제학’이다.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품은 아무리 싼 가격에 팔아도 판매한 만큼 추가 순익이 발생한다. 인터넷 서점은 이번 장사로 월동 준비를 넉넉히 마쳤다. 그렇다면 도서정가제가 시행 이후에는 동네 서점들의 판매량이 증가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거다. 이미 몇 달간 읽을 책을..
2014.11.20 -
아마추어 프로그래밍 초심자를 위한 조언
요즘 나의 취미는 프로그래밍이다. 시작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으니까, 이제는 좀 취미라 할만한 수준이 된 거 같다. 처음에는 그냥 내 아이폰에 내가 만든 앱 하나 깔아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아이폰용 앱을 만드는 플랫폼은 애플에서 제공하는 Xcode다. 사실, 나는 이거만 깔면 예전에 나모웹에디터로 홈페이지 흉내 내듯 앱도 만들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Xcode로 'Hello world'라도 아이폰 화면에 나오게 하려면, objective C 언어를 배워 코딩이라는 걸 해야 한다. '그래 그까짓 거. 고등학생도 학교 공부하며 앱 만들어 배포하던데, 나라고 못할 건 뭔가.' 이 생각으로 Objective C 책 한 권을 샀다. (바로, 이 책이다. 혹시, Objective C를 처음 공부하려..
2014.11.17 -
5분 진료, 대책은 없다.
#467546157 / gettyimages.com 요즘 나의 진료 예약 스케쥴은 환자 한 명당 5분 간격이다. 오전, 오후 진료 한 타임이 4시간이니까, 5분 간격으로 화장실로 다녀오지 않고 환자를 본다면 4시간에 48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말이 5분이지, 초진 환자의 경우 죽었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나도 5분 안에 진료를 마치기가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재진 환자는 더 짧게 봐야 하는 시스템이다. 대학교수인 내가 신작 영화 '카트'의 감독 인터뷰에서 화장실 갈 틈이 없어 방광염에 걸리는 마트 직원 이야기를 들으며 동료애를 느꼈다면 누가 믿을까.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증상이 복잡한 환자를 진찰하느라, 진료가 20분 가까이 길어지면, 어느새 밖에는 3명 이상의 환자가 대기한다. 마지막 환..
2014.11.15 -
장모님이 편찮으시다.
장모님이 많이 편찮으시다. 장모님은 의약분업 전 관절염의 특효약이라며 스테로이드를 퍼주는 약국에 십 년을 넘게 다니셨다. 그 후유증으로 이제는 스테로이드가 없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하신다. 스테로이드가 없으면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테로이드 용량을 조금씩 올리다 보면 작은 상처도 낫지 않아, 염증이 생기고 고름이 찬다. 지지난번에는 손가락 한 마디를 절단하셨고, 지난번엔 윗니를 모두 뽑으셨다. 그리고 이번에는 장에 고름이 찼다. 2주 넘게 입원해서 항생제 주사를 맞고 조금 호전되는 것 같아 퇴원하신지 일주일. 이번에는 이렇게 넘어가나 싶었는데, 어제부터 다시 열이 난다. 열이 난다는 건 우리 몸 어딘가에 염증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신호(sign)다. 결국, 오늘 다시 병원에 오셔서 피검사를 했다. 피..
201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