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3. 11:55ㆍ잡담...그 속의 진심
블로거들의 소소한 재미라면, 무엇보다도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일 겁니다. 글을 써본 적이 있는 분들은 아마 모두 공감하실 텐데요. 그래서 블로거 중에 트래픽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덜 신경 쓰는 사람은 있어도 말이죠.
며칠
전 친한 동기 녀석들과의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제 블로그 이야기가 잠시 술상에 안주로 올랐고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있었는데, 못 본 사이 제 블로그를 다녀간
친구들도 꽤 있더군요. 모임에 파워블로거도 있다고 치켜세워주는 친구들 덕에 어깨에 힘도 들어갔더랬습니다.
그렇게
과음을 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전날 아직 제 블로그를 구경해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던 친구 하나가 연락이 온 겁니다.
“난 도저히 네 블로그를
못 찾겠는데?”
“검색창에 깜신이라고
쳐보라니깐…”
“잔뜩 나오기는 하는데, 다 스크랩해간 블로그들이야, 네 블로그는 없어.”
이게
뭥미?! - -;;
그래서
직접 확인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찾았다는, 대한민국 60%가 검색할 때 이용한다는 네이버
검색창에 ‘깜신’을 입력했죠.
정말
없습니다.
2페이지... 없습니다.
3페이지... 없습니다.
4페이지... 없습니다.
더는
화가 나서 확인 못 하겠더군요. 온통 제가 쓴 글인데, 정작 제 블로그 주소는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른 검색사이트에서도 확인해봤습니다.
야후: 당연히 첫 페이지 첫 번째 블로그입니다.
다음: 티스토리와 다음은 한 식구니, 의심도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첫 페이지를
제 글들이 가득 채우고 있군요.
정말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제 블로그 등록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이미 등록이 된 상태군요.
제 블로그의
검색 사이트별 블로그 유입 상황을 보면, 네이버가 당연 꼴찌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니 검색 순위에서 조금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으려니 생각한
거죠.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군요.
‘깜신의 작은 진료소’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진짜로 제 블로그를 찾고 싶어했던 분일 겁니다. 알레르기도
아니고, 프로폴리스도 아닌 ‘깜신’을 검색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얌체 같은 네이버를 제외한 모든
검색사이트들이 제 블로그 주소를 최상단에 보여주는 거지요. 사용자가 찾고 싶어하는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찾아주어야 한다는 게 검색엔진의 본분이니까요.
그런데
네이버는 사용자의 의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자기네들이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을 떠드는 거죠. 그리고 그걸 자기네 힘인 양 여깁니다.
‘우리는 이렇게 편파적으로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곳이야. 어때, 광고를
하려면 이런 곳에 해야 하지 않겠어? 대신 좀 비싸.’
네이버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심지어
원문이 있는 블로그(다음이나 티스토리)가 있음에도 원문을
스크랩해온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 우위에 두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검색
시장 1등이면, 1등답게 올바른 방법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합니다. 검색엔진의 가장 기본적이고, 똑똑해야 할 기능은
네편 내 편을 가려주는 기능이 아니고, 검색자가 찾고 싶어 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아주는 기능이니까요.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네이버가 올바른 정보를 찾아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네티즌들이 네이버
검색창의 사기행각을 알아채기 전에 어서 이 바보 같은 행보를 중단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급변하는 소셜웹시장에서
네이버가 영원히 살아남는 방법일 겁니다.
To. NAVER
지금처럼만 하면 영원히 1등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그런 생각을 했던 기업들은 모두 다 망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항상 초심으로 끝없는 혁신을 한 기업들만이 지금 우리 주위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깜신글은 무단 전재 및 스크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잡담...그 속의 진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사부인 사망사건, 남편이 정말 죽이지 않았다면? (211) | 2011.02.17 |
---|---|
의대 진학을 고민하며, 의사에게 전망을 묻는 재수생 (125) | 2010.12.17 |
20년 지기 윈도 버리고, Mac 써보니 (74) | 2010.11.01 |
한국에서 1,011억 매출 올린 비만치료제를 떠나보내는 단상 (56) | 2010.10.20 |
레커차 몰아도 퇴근은 그랜저로 한다는 기사님 (47) | 2010.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