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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 건강프로젝트

의사 깜신 ‘의대 교과서에 없는 냉방병의 정체는?’


이론과 실제는 항상 ‘따로 또 같이’입니다. 같을 듯하다 심지어 전혀 다른 경우도 있고요. 의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에서 배운 내용과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증상은 쉽게 맞아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책에 없는 증상도 있고, 그러니까 책에 없는 진단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냉방병’이죠. 오늘은 바로 이 친구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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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센CF 촬영현장(송승헌 한예슬)4
휘센CF 촬영현장(송승헌 한예슬)4 by LGEPR 저작자 표시내용과는 무관하겠죠?! ^^;




의대 다닐 때 저는 ‘냉방병’을 배운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뉴스에도 자주 나오고요. 심지어 환자분들도 냉방병에 걸린 것 같다며 병원에 오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나만 못 배운 거 아냐?! 그러게 졸지 좀 말걸.. - -;;’
그래서 저녁에 혼자 몰래 의대 교과서를 뒤적여 봤습니다.

 

다행히, 저만 못 배운 건 아니더군요. ㅠ.ㅠ (이건 다행과 감동이 섞인 복잡 다다 한 눈물입니다.)
교과서에는 냉방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예 색인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냉방병의 정체는 뭘까요?

냉방을 하고 있는 사무실이나 일반가정 등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 경우에 나타나는 임상증상을 묶어서 지칭하는 일반 용어일 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의학용어도 아닌 셈이죠.

 

그럼, 병이 아닌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사람들이 동일한 환경에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다면, 의사가 모른다고 병이 아닌 건 아니겠죠. 증상의 기전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상태라는 뜻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현재 의사들이 보는 냉방병이란?

냉방병은 여름철 냉방이 활발한 기간에 관찰되는 ‘밀폐건물 증후군’ 또는 급작스런 환경변화(온도차이)에 따른 ‘신체부적응 증후군’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mammoths
mammoths by paul (dex) 저작자 표시

 

먼저 ‘밀폐건물 증후’ 군은 ‘새집 증후’ 군과도 베프죠.

밀폐된 건물에서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비특이적인 증상들을 한데 묶어서 이름 붙인 겁니다. 이런 증상들의 원인으로는

 

1. 공기오염 : 건물 내 페인트, 바닥재, 보온재, 접착제, 세척제 또는 사무용 기구로부터 나오는 온갖 화학물질들이 주범이죠.

 

2. 환기부족 : 에어컨을 틀게 되면, 아무래도 환기를 줄이게 됩니다. 차갑게 식힌 돈 들인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기 아까우니까요. 당연히 에어컨을 트는 건물의 환기가 줄어들고 그러니까 냉방병이 ‘밀폐건물 증후군’과 비슷한 거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3. 여기에 일에 대한 만족도나,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요인과 호흡기가 유독 약한 경우 등의 기질적 차이가 관여합니다.

 

 

Igloo
Igloo by hugo604bc 저작자 표시비영리


또 다른 한편으로 의심되는 온도 차에 따른 신체부적응 증후군을 알아보죠.

 

무더운 여름철에 맞게 세팅된 몸이 너무 긴 시간 찬 기운에 노출되면서 적응을 못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름인 줄 알았다가 한파를 맞았으니, 몸의 혈관들이 깜짝 놀라 움츠러들어서 혈액순환 이상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자율신경계 기능에도 변화가 발생하죠.

 

혈액순환 이상에 따른 증상

1. 얼굴과 손, 발, 등이 차가워지고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2. 너무 추워지니까 오히려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서 열을 발산하고요. 그러려니 몸에 과부하가 걸려서 피로가 쉽게 오기도 하죠. 몸이 에어컨과 맞짱을 뜨는 겁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감기가 낫지 않고 계속된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3. 뇌 혈류량 변화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럼증, 낮 졸림 증상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자율신경계 기능 변화에 따른 증상

1. 장운동 조절의 실패로 위장장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2. 여성들의 경우엔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이 오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가시죠?!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면 재미없어지니까, 이만 각설하고 냉방병 예방요령 알아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1. 에어컨 설정 온도는 바깥보다 5~8도 정도 낮은 게 좋습니다.
대개 실내 온도는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요. 에어컨의 찬바람이 오랜 시간 신체에 직접 닿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뉴스에서도 내일 말하는 5~8도라는 수치는 자동차 경제속도, 시속 60km/h처럼 에너지 사용량에 기준해서 만들어진 수치는 아닙니다. 우리 몸이 환경변화에 놀라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설정된 온도라고 보시는 게 적절합니다.

 

2. 환기, 정말 중요합니다.

신체부적응 위험을 피했다고 하더라도, 환기가 부족하면 ‘밀폐건물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겠죠. 그러니 돈 아깝다 생각지 마시고, 틈틈이 환기를 시켜야 합니다.

 

3. 에어컨 가동 실내에서 흡연은 쥐약입니다.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4. 에어컨 청소를 주기적으로

에어필터는 1~2주에 한 번씩은 청소해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냉방병에 대해 알아봤네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

 

 

요즘 MB 정부가 전기 절약에 목숨을 거는 모양입니다. 각종 관공서 및 군, 부대에서 땀 흘리고 계시는 모든 분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 씨앗글 >

서울아산병원 내과 이상도 선생님이 대한의사협회지(제45권 제7호)에 정리해 주신 내용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은 의사 블로거 선배님이신 마바리님께서 찾아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냉방병 없이 올여름 나시길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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