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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 건강프로젝트

'온국민 건강 프로젝트'-연재를 시작하며-


필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다.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뒤로 귀코목만 열심히 치료해 오던 내가 왜 갑자기 온국민 건강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내가 봐도 참 웃기는 일이다.

'이건 순전히 다같이 잘먹고 잘살자는 데 그 뜻이 있다!'

의사로서 진료를 해오며 그동안 느낀 점은 각각의 병이 어느 한 부분의 질환일진 모르지만, 그 병의 시작은 어느 한 장기가 아닌, 몸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질 때 발생한다는 거다.
즉, 우리 몸의 전체 조율이 잘 되어야, 감기든 당뇨든 심지어 암이든 피해갈 수가 있다.

그러나 현대 의료정책의 허울좋은(?) 전문화 덕분에 세부질환들에 대한 전문의들은 대거 양산되고 있지만 몸의 전체 밸런스를 책임져줄 의료분야의 공백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저자는 이번 '깜신의 온국민 건강 프로젝트'를 통해 의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바디 밸런싱'(Body balancing)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한다.

이번 이야기에는 의학에한 국한 되지 않은 운동과 식이에 대한 이야기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다.

자~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당신이라면 지금부터 하는 깜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틀림 없이 피가 되고 살이되는 찌개백반이다.

끝으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내가 운동에 대해 연구하고 국민들에게 직접 이야기해주어야겠다고 느끼게 해주었던 에피소드를 정리해 보았다.

재미삼아 시간이 허락한다면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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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전 재수시절만 해도 29인치였던 허리는 그 당시 (95년에서 98년 사이 그때를 기억하는가) 한창 유행이던 쫄티패션을 소화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의대 진학 후 바쁜 학과 일정속에서 운동은 점점 멀어졌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훌륭한 주량은 내 허리를 졸업 전 32인치에 턱걸이 시키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스러운 점은 인턴 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허리가 줄었다는 사실이다. 평생 집에서 곱게(?) 자라 힘든 일에 익숙지 않던 나는 과도한 업무와 끝없는 스트레스 속에서 살이 쪽쪽 빠져 나갔다. 물론 바쁜 일상 속에 어쩔 수 없이 멀리지내야 했던 알코올과의 생이별도 한 몫 했음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다음해 레지던트가 되면서부터 다시 내 몸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남들은 모두 살이 너무 빠진다며 안쓰럽게 쳐다보는데 허리치수는 증가하는 기현상이 내 안에 찾아든 것이다. 일명 ‘올챙이배’ ㅠ.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데 배만 볼록 뛰어나오는 바로 그 체형의 말로가 말이다. 이렇듯 정신을 차리고 보니 때는 이미 레지던트 3년차였다. 그러나 일은 많고 시간은 적고 남들하는 핑계는 다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무난히 운동의 유혹을 뿌리치고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갔다. 드디어 허리 33인치 돌파와 직장 정기건강검진에서의 고지혈증 진단, 이거 무슨 33억 해외 수출탑 달성도 아니고 거기에 고지혈증이라는 표창장까지 받고야 만 것이다.

나도 결국 운동을 시작했다. 고지혈증이 만성 성인질환의 시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에게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었다. 환자들에게 항상 운동을 권유해왔지만, 내가 막상 운동을 하려니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부터가 문제였다. 해답은 의외로 쉽게 찾았다. 의사처럼 핸드폰을 항시 곁에 두어야 하는 사람은 수영을 할 수 없고, 운동을 항시 정해진 시간에 할 수 없기에 레슨을 받아야하는 테니스나 검도, 골프 등은 불가능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한 것이 휘트니스 클럽이다.

이렇게 시작한 운동을 하며 너무 놀라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우선, 대부분의 트레이닝방식이 유명한 보디빌더의 고언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현대과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과학적 근거 없이 “저번 세계보디빌딩챔피언이 이렇게 운동해서 체지방을 쪽 뺐다지.”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저렇게 운동해서 어깨랑 등을 키웠다잖아” 등의 경험적 지식이 몇 해전까지만 해도 웨이트 트레이닝 교과서의 실체였던 것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헐리우드 영화스타 이상으로 보디빌딩계에서 더욱 크나큰 스타이다.) 때문에 내가 배운 의학적 기본상식에 벗어난 부분도 상당수 있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무리스러웠다.

그러나 더 큰 충격은 의사들의 비만처방에 있었다. 나와 같이 운동하던 중등도의 비만을 가지고 있던 친구가 하루는 병원에 다녀오더니 시무룩한 표정이었다. (그 친구는 그 당시, 내가 의사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의사가 당장 복용하고 있던 단백질 보충제를 중단하라고 하였으며, 그 대신 다이어트약으로 식욕 억제제를 권해준 모양이었다. 나는 우선 그 의사분이 단백질 보충제의 성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물론 나도 내가 알지 못하는 약을 복용중인 환자가 나에게 진료를 받고 내가 처방한 약을 복용하게 될 경우 복용중이였던 약을 중단 할 것을 권한다. 이는 이미 복용중이던 약의 성분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약인 경우에 더욱 그렇다. 예전 약과 처방한 약의 상호관계가 불명확하다면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지는 의사 입장에서는 그 약을 중단케 하는 것이 현 진료 체제상에서는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직접 먹을 보충제를 골라본 나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단백질 보충제는 약이 아니다. 오히려 식품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때문에 비만 환자에게 굳이 보충제를 중단하게 해야 할 까닭은 없다.

이게 바로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다. 내가 내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하고 공부하며 정리한 노하우들을 조금이나마 나누고자 함이 바로 이유라면 이유인 것이다. 뒤에 써내려갈 여러 이야기들이 여러분들의 바디 밸런싱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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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글과 그림에 깜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