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6. 06:30ㆍ온 국민 건강프로젝트/알레르기 생존가이드
[깜신의 비염 필살 지침서 시리즈]를 오랜만에 포스팅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네요. 일단, 오늘 포스팅의 목적은 예전에도 몇 차례 강조한 바 있었던 비강세척에 대해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비강세척,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아직도 많은 분이 모르고 계시거든요. 특히 약 먹이는 것도 조심스러운 소아에서는 더욱 그렇고요. 자, 지금부터 비강세척 왜 좋은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우리 아이들도 정말 가능한지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eck yea i do the neti pot by * debris * |
비강세척(이라 쓰고, 코세척이나 생리식염수 세척이라고도 읽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코 안을 씻어주는 거니까, 당연히 코 위생에 좋지 않겠어요?! 그렇습니다.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무릎이 까이면, 쓰라려도 물로 씻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상처는 자주 씻는 게 덧나지 않고 회복을 앞당기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비염이나 부비동염(대게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그 병입니다.)은 코 안에 생긴 염증이죠. 그러니까, 코 안을 씻어주는 것도 같은 의미에서 무척 중요합니다.
실제로, 비강세척이 코 질환에 미치는 긍정적인 작용의 기전을 살펴보면, 첫 번째가 washing에 의한 효과거든요. 비강 내의 과도한 점액 분비물이나 박테리아, 곰팡이,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여러 환경 물질을 말합니다.) 등과 히스타민과 프로스타그란딘, 류코트리엔 등의 다양한 염증매개물질들을 물 세척해주는 것만으로도 코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여기에 더해, 두 번째 작용 기전으로는 보습(Humidification)에 의한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비강은 외부로부터 침투하는 이물질에 대해 인체의 첫 번째 방어기전을 담당하는 곳인데요. 방어시스템의 주축을 담당하는 게 바로 비강 점막의 점액섬모운동(mucociliary movement)입니다. 그런데 건조한 환경은 점액섬모운동을 방해하거든요. 손상된 비강 점막의 재생도 지연시키고요. 이러한 경우에 비강 세척은 비강 내의 습도를 높여서 점액섬모운동을 개선하고 손상된 점막의 재생에 도움을 준다는 거지요.
소아 비부비동 질환에서 비강세척은 정말 중요합니다.
먼저, 알레르기비염에서의 증상 개선 효과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비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비강세척을 시켜보니, 항히스티만제 등의 비염약 복용량이 실제로 줄더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 만성 비부비동염(축농증)에서도 비강세척이 아이 삶의 질을 개선하고 CT 소견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을 이끌어 낸다고 입증된 바 있습니다.
좋은 게 확실하다면, 열심히 하면 되겠군요?!
그런데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많은 엄마가 아이에게 비강세척 해주기를 주저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할 것 같다는 게 엄마들이 비강세척을 꺼리는 가장 주된 이유죠. 2012년에 소아 비강세척에 대한 보호자들의 생각과 실제 순응도, 적응도를 분석한 연구가 있었는데요.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비동염, 알레르기비염으로 인한 비충혈과 비루를 진단받은 61명의 환아에게 생리식염수 비강세척을 권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호자에게 비강세척이 아이에게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는지와 과연 아이들이 비강세척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물었습니다. 보호자 중 73%가 비강세척이 아이의 증상 개선에 도움될 거로 생각한다고 답했고요. 그런데 단지 25%의 보호자만 아이들이 비강세척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죠. 하지만 실제로 비강세척을 해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86%의 환아가 비강세척을 잘 수행했고요. 84%의 보호자가 비강세척 후에 아이의 증상이 좋아졌다고 답했습니다.’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비강세척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른 무엇도 아닌, 보호자들의 잘못된 선입견이었던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우리가 기대하는 것, 그 이상을 해냅니다.) 엄마, 아빠는 식염수 비강세척이라는 말에 해수욕장에서 놀다 코 안에 물이 들어가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농도를 혈액의 염분 농도에 맞춘 등장성 생리식염수는 코 안에 들어가도 자극이 없습니다. 부모님께서 먼저 한 번 해보시라니까요?!
비염이나 부비동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라면,
오늘부터라도 비강세척을 시작하세요.
시중에는 이미 비강세척을 위한 제품이 여럿입니다. 그중에서 저는 피지오머(Physiomer)를 권하는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피지오머가 가격대비 용량이 가장 큽니다. 타사 제품에 비해 적게는 3~4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용량이 큽니다. 비강세척용제 제조회사들에서는 각각 자기네 제품이 이런저런 성분이 들어 있어서 더 좋다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어차피 작용기전에서도 설명했던 것처럼, 비강세척의 효과는 물에 의한 세척 효과와 보습, 두 가지니까요. 맛과 향이 조금 달라도 생리식염수일 뿐이니, 용량이 큰 제품이 당연히 더 매력적이지요.
두 번째, 분사량과 분사 속도에 따라 여러 제품 라인을 판매하고 있어서, 골라 쓰기가 좋습니다. 영유아라면, 베이비용 피지오머를 쓰면 됩니다. 양치질 후 가글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키즈용 피지오머가 적당합니다. 하지만 이건 분사량이 적어서 보습 정도의 효과만 있을 뿐, 세척의 효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키즈용에 익숙해지면, Gentle Jet 피지오머로 바꿔주라고 권합니다. Gentle Jet 피지오머가 피지오머 제품군 중에서도 타사의 제품과 비교되는 가장 멋진 녀석이거든요. 타사의 스프레이형 제제는 베이비용이나 키즈용 피지오머처럼 단순히 비강의 습윤을 개선하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Gentle Jet 피지오머는 분사량이 많아서 비강세척의 효과를 톡톡히 이끌어냅니다. 혹시 분사속도가 빨라 아프지 않느냐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목 뒤로 생리식염수가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사용하실 때 사레에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강세척을 하는 아이의 동영상 하나 보여 드릴게요. 피지오머 제조사에서 만든 광고영상이긴 하지만 아이가 어찌나 잘하는지 기특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렇게 마무리하려 합니다.
꽃가루 날리고 황사 불어 힘든 이 계절, 평소 꾸준한 코 위생관리로 행복한 봄날 보내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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