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러 서점에 들러보면, 매대 위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그달의 베스트셀러들이다.

소위 말하는 '요즘 잘 나가는 핫한 책들'

그런데 그런 책 중 생각 외로 허울뿐인 책들이 많다.


적어도 베스트셀러라면,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대단한 사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엿보여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건 무슨 로또에 당첨된 사람의 인생 후기를 읽고 있는 느낌이니.


됐고.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 건,

시답잖은 베스트셀러보다 훨씬 읽을만한 케케묵은(?) 책을 발견하게 되어서다.



제목 '아빠, 천체관측 떠나요!'

요즘 때아닌, 딸아이의 농간으로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천체망원경까지 준비하고 별을 찾고 있는데,

천체관측 블로그들을 뒤지다 책이다.





초판 1쇄 펴낸 날 1999.8.5

14년 전에 처음 쓰인 책.

그 후 2006.12.25일이 되어서야 8쇄를 찍었는데,

절판되기는커녕

2007.6.21일에 개정판 1쇄를 내고

2010.11.26일 개정판 8쇄를 찍어서, 그중 한 권을 내가 돈을 주고 샀다.



읽어보니, 14년을 서점 진열장에서 밀려나지 않고 버틴 저력이 빤히 보이더라.

이 책은 '천체관측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하지만 호성이라는 아마추어 천문학도가 천체관측을 처음 접하고 별과 우주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쓰여졌다.

덕분에 그냥 편하게 읽다 보면, 천체관측과 관련한 기본 상식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천체관측을 일반인들에게 쉽고 편하게 전하려 애쓴 저자의 세심한 배려에 

나는 그만 나 자신을 뒤돌아보고 말았다.



그리곤 짧은 다짐을 했다.

무작정 많이 읽히기보다는 

질리게 살아남아 오래도록 읽힐, 가치가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10년이 지난 내 책을 발견한 독자도 오늘의 나와 같을 수 있도록 말이다.



< 1 2 3 4 5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