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예매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전하는 첨언 - Les Miserables, 2012




장 발장이 은접시를 훔친 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밀리에르 신부가 은촛대까지 챙겨줘 가며, 장 발장을 용서한 것도 이미 다 알고 있었던 일 아닌가.

그런데 고작 이 씬(scene)에서부터 눈물이 흐르더라.


이건 필시, 나이가 들어 안구에 습기가 많아진 탓이거나,

기후 이상 변화에 따른 대량 폭설로 생체 리듬이 왜곡된 까닭이리라.

문제는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건 틀림없이 톰 후퍼 감독의 농간이라는 거다.


우리의 울버린, 휴 잭맨을 거지발싸개로 만들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었는데.

순간 한눈을 판 사이, 훅하니 혼을 빼앗고는 자기 멋대로 울렸다 달랬다 반복하기를 장장 2시간 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땐 이미 체액량 과다 손실로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차고 넘치지만,

블로거 생활 5년 차에 스포일러 짓을 할 수는 없으니 이만 중략.



(휴 엉아!, 레알로 노래 부르며, 연기까지 하는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레미제라블의 예매를 고민 중인 님들을 위해 몇 마디 첨언하자면 다음과 같다.


하나. 영화 ‘맘마미아’가 재미없었다면 보지 마라.

 이 영화는 송스루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된다. 송스루 방식이란, 뮤지컬처럼 모든 대사를 노래로 소화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거에 대한 호불호가 사람마다 크게 차이 난다. 그러니, 맘마미아를 보며, 이게 당최 영화야 뮤지컬이야, 싶었다면 이 영화 또한 건너뛰어라. 하지만, 맘마미아를 보며 뮤지컬과 영화가 섹스를 해서 아이를 낳으면, 이렇게 예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레미제라블은 당신을 위한 영화다.


둘. 레미제라블을 이미 책으로 읽어서 내용을 다 알고 있어도 볼만 하다.

 나도 소싯적에 이미 ‘레미제라블’을 읽은 바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아니 이런 내용이 있었나?? 맞다. 그런 내용은 책에 없었다. 우리가 읽은 건 완역본이 아니, 요약본이었던 까닭이다. 물론, 요약본도 손가락 두 마디 이상 두께는 되어 완역본이라 알고 있으신 분들이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한 권짜리 레미제라블(대개는 ‘장발장’이라는 제목을 달고 출시되었다.)을 읽었다면, 서둘러 영화를 예매해라. 이번 레미제라블은 그런 당신을 위한 영화다.


셋. 영화를 본 뒤, 완역본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저도 책 참 좋아하고요. 레미제라블이야 19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빅토르 위고의 작품인 것도 알아요. 하지만, 이 영화를 본 후에 책을 다시 읽는다는 건 분명 녹록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문장도 고전답게(?) 현대 문학의 스피드감이 떨어지고요. 더구나 전체 분량의 3분의 1은 소설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위고의 에세이니까요. 어쨌거나,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죠….^^



(영화 보고 나오는 길에 레미제라블 5권을 통째로 구매한 1인. 인증샷!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었다고욧!!)



이 글을 연초부터 남자를 텅텅 울린 레미제라블의 배우들과 감독에게 바친다.

(그들이 받거나 말거나..)


  1.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13.01.04 08:21 신고

    영화보시고, 책까지 구매하셨군요^^*
    저도 빅토르위고의 장편소설을 모두 다 읽어볼 엄두를 못냈는데요.
    앞으로도 엄두를 못 낼 듯-_-;;;ㅋ
    그런 면에서 영화라는 것이 주는 교훈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깜신님, 올해도 좋은 일 많이 만드시고, 복도 많이 받으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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