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 함유량 적은 자일리톨껌, 실망

자일리톨껌의 자일리톨 함유량에 대한 문제가 매스컴에서도 한 번 언급된 적이 있었죠. 그럼 요즘 껌은 어떨까요? 며칠 전 입이 텁텁해서 껌을 사다가 문득 든 생각입니다.

080827-0000 by sinbiphoto

우선, 자일리톨 성분의 충치예방 효과에 대한 문헌부터 검색해봤습니다. 광고에서 매번 듣던 대로 자일리톨 성분 자체는 충치예방 효과를 인정받고 있더군요. 자일리톨은 단맛을 내는 감미료 중 하나입니다. 자일리톨이 함유된 껌을 씹게 되면 구강 내에 있던 충치균(S. mutans)이 단맛에 반해 설탕인 줄 알고 이걸 집어삼킵니다. 그런데 설탕과 다르게 자일리톨은 충치균이 분해를 하지 못합니다. 결국, 소화시키지 못하고 뱉어내는  거죠. 그걸 또 옆에 있던 충치균이 집어삼키게 되고요. 밥을 먹어야 하는데 영양가 없는 돌만 씹다가 균들이 죽어 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문헌들을 읽으면서 확인해보니, 효과에 대해 검증한 논문들에서는 감미료 성분이 100% 자일리톨로만 되어 있는 제품들로 실험을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고요? 꼭 당연한 건 아닌가 봅니다. 제가 이번에 구매한 제품을 보니, 우측 상단에 ‘감미료 중 86% 자일리톨’이라고 자랑스럽게 표기하고 있으니까요.

 

자일리톨 함유량에 대한 부분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자일리톨껌으로 최대 충치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하루에 10.3g 이상을 씹을 걸 권유하는 추세입니다. 심지어 하루 3.44g 이하는 충치 예방 효과가 없다고 한 연구결과도 있고요.

 

 

(보시는 바와 같이 자일리톨 함유량이 올라갈수록 충치예방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출처: http://jada.ada.org/cgi/reprint/139/12/1602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구매한 자일리톨 한 갑에 들어 있는 전체 자일리톨량이 5.4g입니다. (한 갑에는 총 6개의 껌이 들어 있습니다. 개당 0.9g의 자일리톨이 들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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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이 아닌 기타 감미료가 14%나 들어가 있는 껌으로 충치균을 억제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식후에 껌을 하나씩 씹는 다고 해도 하루 자일리톨 섭취량이 2.7g 수준이니 충치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단가가 비싼 자일리톨 함유량을 줄여서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게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유리하겠죠. 그렇지만, 충치 예방에 대단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면서 이런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얄밉게 보이는군요.

 

건강기능성식품들을 포스팅할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기능성 원료가 들어가면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 보니 제조업체에서는 기능성 원료를 첨가해서 인증은 받되, 원료 함유량은 낮추는 방식으로 수익을 높이고 있는 거죠. 당연히 소비자가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거고요. 물론, 식약청에서 모든 기능성 식품을 완제품 단계에서 임상실험을 거쳐 인증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테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문헌조사를 통해 기능성 원료의 최소 함유량에 대한 기준은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Reference:

Evid Based Dent. 2009;10(2):36; author reply 36.

J Am Dent Assoc. 2008 Dec;139(12):1602-14.

Milgrom P, Ly KA, Roberts MC, Rothen M, Mueller G, Yamaguchi DK (2006). "Mutans streptococci dose response to xylitol chewing gum" (HTML). JOURNAL OF DENTAL RESEARCH 85 (2): 177-181. doi:10.1177/154405910608500212. PMID 1643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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