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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그 속의 진심/의사가 본 병원이야기

진료실에서 만난 감기약에 항생제 꼭 넣어달라는 환자


의사 깜신입니다. 오늘은 감기약 처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의사들의 과다처방이 여전히 언론에 오르내리지만,
의료일선에서 이미 항생제 오남용 방지 및 적정처방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모이기 시작한지 오래되었습니다.
필자 또한, 적정처방을 위해 무척 애쓰고 있는 1인입니다.
그런데, 적정처방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예상밖의 경우에 의외로 자주 부딪히게 됩니다.
오늘은 제가 일선에서 경험한 '예상밖의 경우'에 대해 여러분과 이야기 나눠보려합니다.



그 이야기 첫번째는, 환자분들이 항생제 처방을 매우 좋아한다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난히 항생제 오남용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바쁜 진료속에서도 환자들에게 꼭 설명을 하게 됩니다.


"환자분 상태는 단순감기로 보여서, 제가 오늘 처방해드리는 약에는 항생제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혹시 증상이 악화되시면 중간에라도 다시 내원하세요."라구요.


사진충처 레몬베이비님 블로그



'항생제는 바이러스는 못 죽입니다.'

원래 일반 감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 대부분이므로, 세균을 죽이는 약인 항생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게 되는 경우는 바이러스성 감기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세균성 감염의 동반 소견이 진찰상 관찰되었을 때입니다.
그러니 초기감기 때는 항생제를 굳이 처방할 이유가 없는 거죠.
이후에 감기가 좀 더 심해진 뒤에 항생제를 쓰기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는 겁니다.

저는 이런 설명을 드리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공감해주실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분들 중에 의외로 꽤 많은 분들이 항생제 처방을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에 자주 놀라게 됩니다. 


"항생제 처방받으려고 병원에 왔지, 안 그랬으면 약국에서 약 사먹지 뭐하러 왔냐" 며 때로 성까지 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환자분들 중엔 감기를 빨리 치료하려면 약을 쎄게(?) 써야하고, 쏀 약에는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런 성향은 연세가 많아지실수록 심해집니다.
어쩌면 웹 상에서 제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환갑이 넘으신 저희 아버지도 폰뱅킹보다 인터넷뱅킹을 선호하시는 세상이니, 
조금이라도 의료계몽에 도움이 될까 해서 포스팅해봅니다.


적정처방의 과제가 완수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자성과 함께 환자분들의 의식변화도 동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주위 어르신들 중에 이런 분들 계시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깜신 이야기 좀 전해주시겠어요~

포스팅예고)
다음 시간엔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고 계신, 깜신의 알레르기 4탄과 다이어트 3탄이 포스팅될 예정입니다. 어제 과음한 관계로, 오늘은 답글작업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양해부탁드리고, 맑은 하루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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