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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그 속의 진심/의사가 본 병원이야기

설명 잘해주는 의사.. 치료성과도 좋을까??


병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는 의사.. 치료 성과도 좋을까?






요즘 의사인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환자들의 치료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진단이 어려운 병도 문제지만,
진단이 쉬워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쉬운 얘로, 담배가 몸에 안좋다고 백날 얘기해도, 의사얘기 듣고 바로 금연에 착수하는 환자는 별로 없다.)

내가 환자들에게 설명이 부족한 가 싶어, 진료 시간을 늘려도 보지만,
병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준다고 해서 처방 준수률이 그다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설명이 너무 길어지면, 환자들이 나 아닌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처방준수 예측요인에 대한 문헌들을 찾아봤다.
이에 대해 나 말고도 궁금했던 사람들이 무척 많았던 모양이다.
정말 많은 문헌들이 있었다.
대부분은 상식적으로 당연해 보이는 내용들이었으나,
몇가지 내 예상과 상반된 결과들도 있어 정리해 봤다.


그 중 하나가 질병에 대한 무지가 처방준수에 관계없다는 것이다. (Vincent,1971)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알고 모르고는 의사의 처방을 준수하는 데,
별 영향을 안 미친 다는 것이다.
이 연구 말고도 질병의 심각성(HIV에 대한 연구) 또한 처방준수에 영향이 없다는 문헌도 있다. (Johnson et al., 2003)

-> 매번 병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설명하는 의사로서 정말 힘빠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ㅠ.ㅠ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논문의 개관 또한 영향이 없다는 연구도 있었다. (DiMatteo, 2004)

-> 내가 고등학생 시절, 동네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던중 의사선생님께서 교과서까지 펴가며, 해당 질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 적이 있다. 하지만 별로 효과없는 방법이었던 모양이다.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의사의 설명이 필요없다는 얘기는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친절한 의사'는 처방준수률을 높이며,(DiNicola & DiMatteo, 1984)

'환자의 의사에 대한 유능성 확신' 또한 처방준수률을 높여준다. (Gilbar, 1989)

당연히 의사와 환자간의 빈약한 언어정보소통은 준수률을 감소시킨다. (Cutting Edge Information, 2004)

(이외에도, 복잡한 치료 절차나, 고령인구 등도 준수률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깜신이 제안하는 앞으로의 방향...

이와 같은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의사들은 환자와의 면담에 있어서..
질병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 치료과정과 처방사항에 대한 준수요령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상냥하게(^^)  설명해야 하며
그 설명이 복잡해서 또한 안될 것 같다.


환자들은 의사와의 면담에 있어서..
의사가 두서너가지의 질병가능성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한다고,
담당의사의 실력을 의심하기보다는
친절하고 유능한 의사를 만났음을 확신해야 하겠다.

또한, 설명에 있어서도 질병 자체에 대한 병리보다는
처방사항에 대해 좀 더 귀기울이려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의사와 환자가 함께 두손 잡고 노력한다면,
질병완치의 길도 훨씬 가까워 지지 않을까??



.
..

지금까지 글과 그림에 깜신이었습니다... ^^




(이번 포스팅의 근간이 되는 처방 준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Brannon, L. & Feist, J.(2007). Health psychology(Chap. 4) : An introduction to behavior and health(6th ed.). Thomson Wadsworth.를 토대로 작성하였음.)